
| 제목 | 다산 정약용의 발칙한 상상3 | |||
| 작성자 | 오두범(吳斗凡) [2025-03-31 11:18: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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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발칙한 상상3 경세유표서, 방례초본인2
이 때문에 조선의 법은 대부분 고려조의 옛것을 그대로 따랐는데, 세종 때에 와서 다소 고친 부분이 있었다. 그러다가 한번 임진왜란을 겪은 뒤로는 온갖 법도가 파괴되고 여러 일들이 혼란스럽게 되었다. 군문(軍門)을 여러 번 증대하면서 국가의 재정이 고갈되고, 전제(田制)가 문란하여 세금을 거두는 것이 한쪽으로 치우쳤다. 재물이 나오는 근원을 힘을 다해 막아 버리고, 재물을 허비하는 구멍은 마음대로 뚫어 놓았다. 이에 오직 부서를 혁파하고 관원을 감축하는 것을 구급(救急)하는 방법으로 삼아 이익은 한 되[升]나 한 말[斗] 정도로 작고, 손해는 산더미처럼 컸다. 백관(百官)이 구비되지 못하고 정규 관원에게 녹봉이 없게 되자, 탐욕스런 풍속이 크게 일어나 백성들의 생활이 궁핍해졌다. 내가 곰곰이 한번 생각해 보니, 털끝만큼 작은 일까지도 병들지 않은 곳이 없으니, 지금 이것을 고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나라를 망하게 하고야 말 것이다. 이 어찌 충신(忠臣)과 지사(志士)가 수수방관(袖手傍觀)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이래서 이 『방례초본』 (나중에 『경세유표』라고 개제)이라는 책에서 대대적인 국가 개혁안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을 초본(艸本)이라고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초(艸)란 수정이나 윤색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지식이 얕고 지혜가 짧은 데다 경력이 적고 문견이 보잘 것 없다. 더구나 거처하는 곳이 후미지고 서적이 부족하니, 비록 성상께서 채택한다 하더라도 유능한 신하에게 수정하고 윤색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정과 윤색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초본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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