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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규외래성 440여개
작성자 관리자 [2021-07-07 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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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가족'은 최근 들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1985년 통계청 조사로는 당시 우리나라 성씨(姓氏) 275개 중 한반도 밖에서 유래한 외래 성씨가 136개에 달했다. 성씨의 유래를 따져볼 때, 대한민국은 다수의 중국계와 일본계가 섞여 있고, 베트남계와 위구르계도 있다.

2000년 통계청 조사에선 성씨가 728개로 3배가량 늘었다. 이 중 기존에 존재했던 성씨가 286개이고, 외국인의 귀화로 새로 생긴 성은 이보다 1.5배 많은 442개였다. '귈랑로즈'(필리핀계), '고전'(古田·일본계), '누그엔티수안'(베트남계) 등 생소한 성도 우리나라 성씨로 편입된 것이다.

외국인이 귀화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면서 한국식으로 개명하지 않고 원래 이름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귀화 성씨 중 가장 많은 것은 '중국계'로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양(晋陽) 화(化)씨는 명나라 때 들어온 성씨로, 시조 화명신이 명나라가 망한 것을 개탄해 경주에 정착하면서 생겼다. 밀양(密陽) 당(唐)씨의 시조 당성은 원나라 말기에 병란을 피해 고려에 귀화한 뒤 태조 이성계를 도운 공으로 밀양을 본관으로 하사받았다.

베트남계로는 화산(花山) 이(李)씨가 있다. 화산 이씨는 시조 덕에 베트남에서는 '왕손'의 대우를 받는다. 베트남 첫 독립국가인 리(Ly) 왕조 8대 왕의 숙부이자 왕자 신분의 군 총수였던 이용상(李龍祥)은 한 척신이 왕을 폐위시키고 왕족을 몰살하는 반란을 일으키자 베트남을 탈출했다. 그가 몸을 실은 배가 당도한 곳이 본국에서 3600㎞ 떨어진 황해도 옹진반도의 화산이었다. 이곳에 정착한 이용상은 몽골군의 침략을 받자 섬사람들과 힘을 모아 이를 물리쳤고, 이 사실이 고려 조정에 알려져 고종은 그에게 본관을 화산으로 하는 이씨 성을 하사했다.

연안(延安) 인(印)씨는 몽골계 귀화 성씨다. 시조 인후(印侯)는 몽골인으로 1275년 충렬왕비인 원나라 황녀 제국공주를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했다. 위구르계인 덕수(德水) 장(張)씨의 시조 장경(張卿)은 원나라 세조 때 공민왕 비였던 노국공주와 함께 고려에 왔다가 귀화했다.

일본계로는 함박(咸博) 김(金)씨가 있다. 임진왜란 때 귀화한 김성인을 시조로 2000년 통계청 조사에서 함박 김씨는 국내에 4579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70년대에는 광복 후 강제송환된 부모와 떨어져 국내에 남겨졌던 일본인 망절일랑(網切一郞)씨가 귀화해 한국식 발음 그대로 '망절'이라는 성을 등록했다. 현재 국내에는 그와 그의 자손인 10명의 망절씨가 살고 있다.
   조선일보 09. 8, 22일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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